진도군 “마로해역 더 이상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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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호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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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경계 권한쟁의 재청구 방지’ 핵심사안 불구 해남군 확약 뒷짐
“통 큰 양보 불구 해남 무리한 요구, 모든 공은 해남군으로 넘어가”
마로해역 분쟁을 둘러싸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진도군의 손을 들어 준 가운데 마로해역 반환을 포함한 어업권 행사계약 체결과 관련해 진도군과 해남군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도군이 어업권 행사계약 사전 선결 과제로 내세운 권한쟁의 심판 재청구 금지 확약서 제출과 관련해 진도군이 해남군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남군이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면서 결과 도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 진도군의 설명이다.
진도군 김희수 군수와 해남군 명현관 군수는 지난 7월 11일 군내면 한 식당에서 식사를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마로해역과 관련 양측의 상생방안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양측의 확약(안)이 오가던 가운데 진도군은 지난 9월 6일 ‘마로해역 김양식 분쟁을 종결하고 양군 간 수면의 종합적 이용 및 지속가능한 수산업 발전을 위한 확약서’ 안을 해남군에 송부했다.
재청구 금지 확약 왜 중요?
이 확약서 안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해남군은 2020헌라4 권한쟁의 심판결과를 받아들이고 동 해역 및 양군의 현행 경계에 대한 자치권한은 진도군수에게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자치권을 주장하지 아니한다”는 권한쟁의 심판과 관련된 부분이다.
2020년 10월 해남군은 헌법재판소에 진도-해남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하며 현행 해상경계가 아닌 등거리 중간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남군의 주장대로라면 마로해역 1,370ha를 포함해 진도군 관할 해역 5,600ha가 해남군 관할로 넘어가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2년이 흐른 지난 2022년 10월 해남군의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각하처분을 내렸다.
이처럼 진도군 해역을 자신의 바다라고 주장했던 과거 해남군의 전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진도군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에서 논의됐던 해역 및 양군의 현행 경계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재청구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반드시 받아내 재 논란의 여지를 사전에 없애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남군은 지난 9월 22일 확약서 제시안을 통해 “권한쟁의 심판 결과는 받아들이되 마로해역 1,370ha에 대해서만 장래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진도군에 제출해 해상경계 권한쟁의 재청구 의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남군 확약서 작성 뒷짐
또한 지난 10월 10일 진도군을 방문한 해남군 해양수산과장은 진도군 확약(안) 가운데 ‘자치권한’과 ‘자치권’ 단어 사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용어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군은 해남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자치권한’과 ‘자치권’ 단어를 삭제하고 “해남군은 2020헌라4 권한쟁의에서 언급된 현행 해상경계 해역 내 어업면허 처분권한이 진도군수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장래 동 해역 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지 않는다”로 수정한 확약(안)을 지난 10월 13일 해남군에 송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해남군은 같은 날 진도군에 ‘해남군은 2020헌라4 권한쟁의 심판결과를 인정하고 향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성의 없는 답변을 보내면서 2020년 당시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 해역에 대한 재청구 금지에 대한 확약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해남군은 일부 언론에 ‘진도측 합의안에 해남군의 자치권에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며 합의 도출 표류의 책임을 진도군에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군 관계자는 “마로해역 어업권 행사계약 사전 선결 과제였던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 재청구 금지와 관련해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상생을 간절히 요청하는 해남군의 입장을 고려해 진도군은 해남군의 대부분 요구를 통 크게 양보했지만 재청구 금지 확약은 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만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상경계 권한쟁의 심판 재청구 금지에 대한 확약이 선결되지 않으면 어업권 행사 계약 등은 일체의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도군의 원칙”이라며 “진도군이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양보한 만큼 이제 모든 공은 해남군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최준호기자 newsjindo@hanamil.net